📌 제주 올레길 9코스는 대평포구에서 화순해수욕장까지 이어지는 길로,
군산오름과 추사유배길, 안덕계곡을 지나며 산길과 해안길을 함께 경험할 수 있습니다.
올레길을 걷는 여정 속에서 자연과 역사를 함께 만나보세요.
📍 코스 정보
- 출발지: 대평포구
- 도착지: 화순금모래해수욕장
- 거리: 약 11.8km
- 소요 시간: 4~5시간
- 난이도: 중 (오름과 오르막길 포함)
- 특징: 해안길과 산길을 함께 즐기는 코스, 군산오름, 추사유배길, 안덕계곡
대평포구, 명물식당
앞서 제주 올레 8코스 종점인 대평포구에서 끝내고는
저녁 식사가 늦을거 같아 가볍게 감자전과 막걸리를 먹었습니다.
감자전 먹은 기억이 좋아 9코스 시작점에서
점심 식사를 하며 감자전, 막걸리를 또 시켜 먹었습니다.
감자전에 마요네즈, 캐찹, 가시오부시 등이 가니쉬로 올렸는데
평소 잘 안먹는 조합인데 묘하게 맛 있네요.
점심을 든든히 하고 포구 앞에 주차를 하고 제주 올레 9코스를 시작 합니다.
대평포구, 바람이 머무는 곳
풍랑주의보가 내려졌지만, 막상 도착해보니 바람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화창한 하늘이 반겨주었죠.
포구에 들어서니 저 멀리 수평선 위로 배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뭐야? 전쟁이라도 난 건가?"
배들이 이렇게 줄지어 떠 있는 광경은 처음 보는 장면이라 신기했습니다.
궁금해서 근처 어르신께 여쭤보니, 강풍 예보가 있으면
배들의 간격을 떨어뜨려 놓는다고 하시더군요.
낮은 곳에서 보면 배들이 촘촘히 횡으로 늘어져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언덕 위에서 내려다보니 넓은 간격을 두고 펼쳐져 있었습니다.
요즘 ‘왕좌의 게임’을 다시 보고 있는데, 이 장면이 마치 드라마 속 해전 장면 같았습니다.
카메라로 찍어보니 더더욱 CG처럼 비현실적으로 보이더군요.
올레길을 걸으면 이런 뜻밖의 풍경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이 주는 묘한 감동, 알아가는 즐거움이 재밌습니다.
군산오름, 바람과 함께 오르다
제주에서 차로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오름이 몇 개나 될까요?
그중 하나가 바로 군산오름입니다.
올라가는 길에 이미 여섯 대의 차량이 주차되어 있었습니다.
정상에 도착하니 가장 먼저 반겨준 건 하얀 백구 한 마리였습니다.
입양을 보내려 했지만, 덩치가 너무 커져서 국내에서는 입양이 어렵다고 하더군요.
해외로 보내기 위해 사회성을 기르는 중이라고 합니다.
강아지는 밝고 순했습니다.
누가 이 녀석을 데려가든 사랑스러운 친구를 얻게 될 것 같았습니다.
정상에서 바라보니 멀리 한라산이 뚜렷하게 보였고, 산방산도 손에 잡힐 듯 가까웠습니다.
고개를 돌리니 대평포구와 송악산까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이곳에 앉아 바람을 맞으며 가만히 풍경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제주에서는 이런 순간이 가장 값진 것 같습니다.
귤밭 너머로 보이는 가을
점심을 너무 많이 먹은 걸까요? 몸이 무겁습니다.
길을 따라 걷다 보니 곳곳에 알록달록 피어난 가을꽃들이 돌담과 창고에 운치를 더합니다.
그중에서도 귤밭 한쪽에 자리한 그림 같은 작은 집이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이곳 주인은 틀림없이 풍류를 아는 멋진 농부일 겁니다.
그리고 이 귤들은 태평양과 산방산의 정기를 받아 애플망고 같은 맛을 낼 게 분명하죠.
귤밭 사이로 난 길을 따라 걸으며 상상해 봅니다.
문득 자연인이란 방송 프로그램이 생각 납니다. 근사한거겠지??
추사유배길과 안덕계곡
군산오름에서 내려와 길을 따라 걷다 보니 한적한 숲길이 이어졌습니다.
추사유배길입니다.
유배라는 단어가 주는 무거운 느낌 때문일까요?
길이 깊은 사색을 부르는 듯했습니다.
추사 김정희도 이 길을 걸으며 많은 생각을 했겠죠.
안덕계곡으로 접어드니 분위기가 또 달라졌습니다.
제주에서 보기 드문, 1년 내내 물이 마르지 않는 계곡입니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가 마음까지 차분하게 만들어 줍니다.
글을 쓰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나무 아래 돗자리를 펴고 책을 읽거나,
노트에 끄적이며 시간을 보내고 싶어지는 곳이었습니다.
길을 따라 천천히 걸으며 이 순간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가끔은 빠르게 지나가는 것보다 천천히 머무는 것이 더 가치 있을 때가 있으니까요.
화순에 도착하며 마무리
화순해수욕장에 도착해 마지막 스탬프를 찍었습니다.
이제 9코스가 끝났습니다.
앞서 걸었던 올레길들은 해안길이 많은 반면,
9코스는 산길과 시골길이 많아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해안길이 끊어진 이 올레 9코스가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오르락 내리락 하고 구비길도 많아 지루하지 않으며
거리에 비해서 운동량이 있는 코스 였습니다.
아마도 이번이 올레 9코스를 두번째 걷은것 같은데?
오랜만에 걸어서 그런지 처음 걷는것 처럼 매우 생소하고 즐거웠습니다.
좋은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중간에도 가끔 "아! 이거 다음에 다시 봐야겠다" 하고
마음에 들어 하며 다시 볼것을 다짐 하며 좋았다라는 표현과 함께 각인 시켜
스스로에게 소소한 보상을 해 주는데요.
이번 올레 9코스가 딱! 그런 좋은 영화 같은 만족스러운 코스 였습니다.
좋았어!! 곧 다시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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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 9코스 시작점
"포구 주차 가능"